명상이나 마인드에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여러 용어가 나온다. 분명히 같은 단어이지만 여러 가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외국어를 번역하면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이러한 용어들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하고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생각 (Thought)과 사고 (Thinking)
흔히 생각이라고 하는 것은 크게 2가지 뜻으로 불린다. 첫 번째는 계획이나 의사결정 또는 판단 등을 할 때 쓰이고 의도라는 뜻을 지닌다. ‘나는 그렇게 해야겠다’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그렇게 하겠다는 의도를 나타낸다. 두 번째는 회상 등의 기억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나는 그때가 생각났어’라고 하는 것은 과거일에 대한 기억을 의미한다.
다른 관점으로 생각은 thought와 thinking으로 구별해서 설명하기도 한다.
Thought는 머리에 불현듯 들어오는 생각을 말한다. 눈을 감고 가만히 있으면 온갖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뇌의 작용에 의한다. 특징적인 것은 thought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나에게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통제할 수 없다.
생각 (thought)은 과거의 경험이나 기억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경험이나 기억은 뇌의 깊숙한 1층 구조에 영향을 미쳐 무의식적인 몸의 반응을 일으킨다. 이러한 몸의 반응을 대뇌피질인 의식에서 감정으로 처리를 한다. 생각과 감정을 혼동하여 감정을 생각의 문제라고 착각하기 쉽다. 부정적 감정을 내가 느낀다는 것은 내 몸의 상태가 그 신호를 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부정적 생각을 하지 말고 긍정적인 생각만 해야지 하는 의도만으로 감정을 조절할 수 없다. 앞서 말한 대로 생각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므로 내가 통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부정적 생각이 들어오면 그 생각이 몸의 문제라는 것을 빠르게 인지하고 몸을 교정함으로써 없애야 한다.
헷갈리지 않아야 할 것은 thought는 직관 (intuition)과는 다르다. thought는 소음이지만 intuition은 내면의 소리이다. 직관은 고요함 속에서 찾아온다. 그리고 우리가 찾고자 할 때 들린다. 안과 밖에 소음이 가득 찰 때는 직관을 놓치게 된다.
Thinking은 사고 또는 생각하기라고 한다. Thinking은 의도를 가지고 하는 행위로 자아 (에고, ego)가 의식적으로 하는 것이다. 에고는 생존과 관련되므로, 사고가 너무 지나치면 필연적으로 편도체를 활성화 시키는 경우가 많다.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지나친 사고는 의도 과잉이라고 부르고 이러한 의도 과잉은 자기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하고 목적에 대한 집착이나 분노와 두려움을 일으킨다. 현재 상태의 존재보다는 주로 과거의 일과 미래에 대한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후회와 우울감 그리고 불안과 두려움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Thinking은 그 시간과 깊이가 길어질수록 위험하고 삶이 불행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어떠한 경우에는 non-thinking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몰입 (flow)는 non-thinking이다. 어떠한 일에 푹 빠져 있을 때를 생각해보면 thinking이 없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믿음이라는 것도 결국 thinking을 안 하는 것을 의미한다. 계속해서 어떠한 것에 대해 thinking을 한다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한 불신과 회의가 들기 때문이다. 당연한 것에 대해 thinking을 할 수 없는 이치이다.
생각과 사고의 통제는 또 다른 사고로 할 수 없다. 단지 알아차림 (awareness)를 함으로써 그 빈도와 강도를 낮출 수 있다.
2. 집중 (Focus, Attention, Concentration)
집중이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가 쓰인다. focus, attention, concentration이다.
Focus는 내가 신경 써야 할 대상의 숫자를 줄이는 것을 말한다. 운동, 공부, 취미 등등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대상 중에서 진짜로 원하는 것, 한두 가지로 압축하는 것을 말한다.
Attention은 주의라는 말로도 쓰인다. 주의에는 수동적 주의와 능동적 주의가 있다. 신체의 어떤 부분을 자극하게 되면 생기는 주의는 수동적 주의로 bottom-up 정보 처리 과정을 거친다.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것 또는 의식적으로 하는 것은 능동적 주의가 된다. Attention은 감각적 사건을 향해 방향을 돌리는 것,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신호를 감지하는 것, 그리고 각성하고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등을 필요로 한다. Attention은 그 뜻의 범위가 넓다. 꼭 한 가지 일에만 하는 것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한 번에 여러 가지에 반응하는 것 (divided attention 분할 주의), 그리고 초점을 한 과제에서 다른 것으로 전환하는 것 (alternating attention 교차 주의)도 포함한다. 마음을 산만하게 하는 것을 억누르면서 지금 하는 중요한 자극이나 생각에만 주의를 돌리는 것을 focused attention이라고 하고 다른 말로 concentration이라고 한다.
참된 집중은 의식하는 대상과 하나가 되어서 다른 것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다시 풀어서 일정 시간 의식에 담아둔 생각을 말한다. 일정 시간이라는 말은 찰나가 아닌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의나 집중을 일정 시간에 걸쳐 유지하는 능력을 sustained attention이라고 하고 다른 말로 몰입 (flow)라고 한다. 몰입은 다른 말로 '삼매'라고도 불리는데 ‘독서 삼매경’이라고 할 때의 삼매로 불교 용어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몰입은 thinking이 아니고 non-thinking 상태이다. 이런 몰입은 잠재의식을 일깨우고 생각을 실질적인 가치로 바꾸는 과정을 의미한다. 현재를 사는 방법은 몰입과 알아차림을 하는 것이다. Thinking은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3. 의도 (Intention)
의도를 말하기에 앞서 의식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의식의 정의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립이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쉽게 이야기하자면 의식이란 뇌의 기능을 의미한다. 뇌를 하드웨어라고 한다면 의식은 소프트웨어의 활동 같은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있다고 하면 그 자동차는 뇌로 볼 수 있고, 의식은 자동차의 달리기에 해당한다.
그러한 우리의 의식작용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의도 (intention)과 주의 (attention)이다. 의도는 행위와 관련이 있다. 무엇무엇을 해야지~ 또는 하지 말아야 지와 같은 행위를 말한다. 주의는 존재와 관련이 있다. 지금 어떠한 상태이지? 또는 어떻게 보이는지와 같은 존재를 의미한다.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와 같은 의도가 지나친 것을 의도 과잉이라고 한다. 어떤 것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의도이고 이것도 지나친 게 많으면 의도 과잉이다. 이러한 의도 과잉은 우리의 감정을 부정적 과정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반드시 뭘 하고야 말거야라는 생각은 집착을 일으키고 집착 다음에는 두려움이나 분노가 따라온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의도 과잉이다. 이러한 의도가 과잉이 되면 내 존재를 잊어버린다. 즉, 의식작용 중 의도에 너무 치우치면 주의 (attention) 기능이 약해진다는 뜻이다. 의도가 주의력을 지배한다. 반대로 주의만 강해서도 안 된다. 내가 배가 고프거나 몸이 아픈데 그 상태를 느끼기만 할 뿐, 거기에 따른 의도를 가지고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안된다. 의도는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의도와 주의를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게 해야 한다. 그 균형을 이루게 하는 방법이 ‘알아차림’이고 명상이다.
또한, 주의에 어떻게 집중하는가도 중요하다. 주의가 너무 한곳으로 집중이 되면 스트레스 조절이 어려워진다. 주의를 분산시킬수록 스트레스 조절이 쉬워진다.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이나 만성 통증은 우리 몸의 능동적 추론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일어난다. 그러한 능동적 추론 시스템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생각을 가지고 조절할 수 없다. 이것은 주의력을 재배치하는 방법으로 교정을 해야 한다 (redeployment of attention). Invisible body라는 말은 투명한 몸을 뜻하는 것으로 나의 뇌가 나의 몸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것은 주의력 재배치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재미있는 영화를 볼 때 당시에는 내 몸이 아픈 것이라든지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경험한다. 주의력이 다른 곳으로 배치가 되면 한곳에 집중되었던 곳이 약해진다. 그러므로 평상시에 의도를 가지고 바디스캔과 같이 의도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노력을 한다면 우리는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우리 뇌가 다른 정보와 신호를 더 해석하게 된다.
의도 (intention)에는 긍정적 의도가 있고 부정적 의도가 있다. 긍정적 의도를 소망 또는 사랑이라고 부른다. 사랑은 Love라고 하지 않고 Will (의지)라고 한다. 집중해야 할 대상은 긍정적 의도, 즉 의지에서 나온다.
# 참고 문헌
-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 : 조세프 응우옌
- 내면소통 : 김주환
'김태강 > [마인드셋]'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인드셋] 솔직함에 대하여 (3) | 2023.12.18 |
---|---|
[마인드셋] Breathwork (브레스워크) (3) | 2023.12.17 |
[마인드셋]타인의 행복과 불행에 대한 태도 (5) | 2023.12.01 |
집착과 선호 (選好) (2) | 2023.11.25 |
원하는 것과 두려움 2 (1) | 2023.10.27 |